교과부는 폭력 가해사실 생활기록부 기재를 즉각 중단하고

반인권적인 학교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에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기록하라는 교과부의 지침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2월‘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학교폭력 대책자치위원회 조치사항을 생기부에 기록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고, 이에 경기, 광주,전북, 강원교육청은 ‘폭력사실을 기재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위와 같은 교과부의 지침을 거부하거나 보류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교과부에 학교폭력사실 생기부 기재 방침을 수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교과부는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생기부 기재 방침을 각 지역 교육청과 언론에 재확인하고 학교폭력 가해사실 기재를 거부하는 교육청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교과부의 이러한 행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번 교과부의 지시를 포함한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은 학생간 폭력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결여되어있다. 학생간 폭력은 특수한 환경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에게 반인권적이고 폭력적인 문화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학생간 폭력은 일부 ‘문제있는 학생’이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폭력을 용인하고 그것에 순응, 폭력을 재생산하게 만드는 학교의 구조 속에서 일어난다. 그동안 학교는 교육적 목적이라는 핑계 아래에서 학생에게 교사 또는 상급생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며 부당한 대우에 침묵하게 했고, “잘못하면 맞아야한다”며 손쉽게 학생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남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끝없는 입시경쟁에 내몰리며, 점수 1점 올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인권침해도 그저 ‘학생에 대한 사랑’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에게 잘못을 저지른 학생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보다 권력이 약한 사람은 짓밟아도 된다는 ‘학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모범적 행동’이지 않은가. 학교자체가 폭력적인데 학교 안에 있는 학생의 폭력 가해사실을 기록하는 것으로 학생간 폭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며, 폭력적인 학교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던지지 않는다.

 

 현재 학교의 상황을 바꾸려는 고민 없이 생기부에 폭력 가해 사실을 기입한다는 것은 가해자에게 대입경쟁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미이며, 이것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 보복성 방안에 지나지 않는다. 보복은 결코 학교폭력의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 오히려 현재의 중,고등학교가 대학입시를 위한 선발기관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꼴에 지나지 않는다. 학교에 만연한 경쟁구도와 불균등한 권력관계, 반인권적 분위기에 변함이 없다면 학생간 폭력은 더욱 교묘하고 은밀하게 지속될 것이다.

  

교과부는 당장 생활기록부를 통한 ‘협박’을 중단하고 반인권적인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2012년 9월 17일

진보신당 청소년위원회 준비모임

준비위원 아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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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노동당 청소년위원회 노동당 청소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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